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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조명으로도 실내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

📑 목차

    나는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북향에 살고 있다.
    처음 식물을 들였을 때, 가장 큰 고민은 ‘햇빛이 부족한데 과연 자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창문이 있지만 건물 그림자 때문에 하루 종일 밝기만 있을 뿐,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시간은 30분 남짓이었다.

     

     


    그래서 나는 호기심 반, 실험 정신 반으로 ‘실내조명만으로 실내식물을 키울 수 있는가?’를 직접 실험하기로 했다.

    실험 대상은 스투키, 산세베리아, 그리고 아이비였다.
    세 화분 중 두 개는 자연광 근처에 두고,
    나머지 한 개는 조명만으로 30일간 키워보기로 했다.


    이 실험은 단순히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실내에서도 실내식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조명 환경의 한계’를 알아보는 과정이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직접 경험한 조명 실험의 결과와,
    실내식물에게 적합한 조명 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1. 실험 세팅 — 조명의 밝기와 거리의 중요성

    처음 실험을 준비할 때, 나는 단순히 조명을 켜두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식물이 자라려면 조도의 세기와 파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식물은 사람 눈에 밝은 빛이 아니라,
    광합성 유효 복사(PAR, Photosynthetically Active Radiation) 영역의 빛을 필요로 한다.
    즉, 빨강(660nm)과 파랑(450nm) 영역의 빛이 필요하다.

     

    그래서 일반 스탠드 조명 대신, 실내식물용 LED등을 구입했다.
    LED등은 파장별로 광합성에 유리한 색을 맞출 수 있고,
    조도(밝기)도 5000~10000럭스까지 조절이 가능했다.
    나는 LED등을 식물 위 약 30cm 거리에서 하루 8시간씩 켜두었다.
    나머지 식물은 창가에서 자연광을 받도록 했다.

     

    3일째쯤 되자 LED등 아래의 실내식물 잎이 살짝 반응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색 변화가 미미했지만, 일주일 뒤부터 잎의 결이 선명해지고,
    줄기 끝이 위로 뻗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명만으로도 식물이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2. 30일간의 관찰 — 조명식물의 성장 패턴 변화

    실험 10일이 지나자 차이가 뚜렷해졌다.
    자연광을 받은 식물은 잎의 색이 안정적이고 두꺼워졌지만,
    LED등 아래 식물은 잎이 조금 더 연하고 부드러웠다.
    즉, 광량은 충분하지만 열과 습도의 밸런스가 달랐다.

    LED등만 켜둔 식물은 광합성 반응은 있었지만,
    낮과 밤의 리듬이 일정하지 않아 생장이 약간 느렸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이머를 사용했다.
    하루 8시간 켜고, 16시간 꺼두는 주기를 일정하게 유지하자,
    식물의 성장 속도가 조금씩 개선되었다.

     

    실험 30일이 되었을 때,
    LED등 식물도 새잎을 내기 시작했고, 뿌리의 상태도 건강했다.
    하지만 자연광 식물에 비해 잎의 두께는 얇고 색이 약간 옅었다.
    결론적으로, 실내조명만으로도 식물이 ‘성장’은 가능하지만,
    ‘광합성 효율’은 자연광에 미치지 못했다.
    즉, 조명은 대체재가 아니라 보조재라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3. 실내조명 환경을 최적화하는 방법

    실험을 마친 후, 나는 실내식물을 위한 조명 환경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조명의 거리 조절이다.
    LED등은 너무 가까이 두면 잎이 타고,
    너무 멀면 광량이 약해진다.
    대체로 식물에서 25~35cm 거리가 가장 적절했다.

     

    둘째, 조명의 색온도 선택이다.
    식물 성장에는 4000~6500K의 화이트 라이트가 적합했다.
    파란빛은 새잎 성장에, 빨간빛은 개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두 파장이 혼합된 풀스펙트럼 식물등을 사용하는 게 좋았다.

     

    셋째, 조명의 주기 관리이다. 식물도 낮과 밤의 리듬을 필요로 하므로,
    하루 8~10시간만 조명을 켜는 것이 이상적이었다.
    24시간 켜두면 오히려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아
    잎끝이 타거나 색이 바래는 현상이 생긴다.

    이 세 가지 원칙을 적용한 뒤,
    조명 아래에서도 식물이 꾸준히 새순을 내기 시작했다.

    결론: 실내조명은 ‘대체’가 아닌 ‘보조’다

    한 달간의 실험을 통해 깨달은 결론은 명확했다.
    실내조명만으로도 식물은 자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햇빛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빛이 부족한 환경을 ‘보완’하는 역할에 가깝다.

     

    식물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밝기가 아니라,
    빛의 질과 리듬, 그리고 온도와 습도의 균형이다.
    나는 이후로 모든 화분 옆에 LED 조명을 설치해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만 자동으로 켜지게 세팅했다.


    그 결과, 어두운 공간에서도 식물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실험은 내게 하나의 확신을 줬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식물은 자랄 수 있다.
    단, 그 빛을 ‘자연처럼’ 만들어줄 수 있다면.”